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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과학/생체역학

달리기 발의 역할 — 미는 것이 아니라 당기는 것이다

by slowrunning 2026. 8. 26.

달리기 과학 — 생체역학 08

달리기 발의 역할 — 미는 것이 아니라 당기는 것이다

달리기 과학 — 생체역학 08 | 장준영

발로 세게 차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거가 없다. 지지 구간 끝에서 근육은 이미 꺼져 있다.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더 세게 밀수록 빨라진다고 믿는 러너
  •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에 부하가 과도하게 걸리는 러너
  • 달리기 후 허벅지 뒤쪽(햄스트링)을 거의 못 느끼는 러너
  • 슬로우러닝에서 발의 사용 방법이 궁금한 러너

1. 차면 빨라진다는 오해

달리기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듣는 조언은 "힘차게 차라"다. 직관적으로 맞아 보인다. 뒤로 밀면 앞으로 나가는 것이 작용-반작용이니까.

그러나 생체역학 연구는 다르게 말한다. 지지 구간이 끝나는 순간, 주요 추진 근육들(햄스트링, 대퇴사두근)은 이미 활성화가 줄어든 상태다(Bosch & Klomp, 2025). 근육이 강하게 밀어내는 것이 추진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추진력은 어디서 오는가?

2. 실제 추진 — 탄성 에너지와 골반 지렛대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아킬레스건과 근육의 탄성 요소(SEC)에 에너지가 저장된다. 이것이 스프링처럼 방출되면서 실제 추진력이 만들어진다.

착지 → 아킬레스건에 에너지 저장
→ 탄성 에너지 방출 → 추진력 발생
→ 근육의 능동적 밀기는 부수적

⚠️ 중요한 오해 수정
지지 구간 끝에서 근육이 강하게 밀어내는 것이 추진이 아니다. 실제 추진은 탄성 에너지 방출 + 골반 지렛대 작용의 결과다. — Bosch & Klomp (2025)

세게 차려고 할수록 지지 구간이 길어진다. 지지 구간이 길어질수록 탄성 에너지가 열로 소산되고, 속도는 오히려 느려진다.

3. 발을 당기는 것 — 햄스트링의 역할

추진이 탄성 에너지에서 나온다면, 달리기에서 근육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발을 빠르게 들어올리는 것이다.

지면을 발로 차는 것이 아니라, 발을 햄스트링으로 엉덩이 쪽으로 당겨 올린다. 발을 빨리 들어올릴수록 지지 구간이 짧아지고, 탄성 에너지 손실이 줄어들며, 다음 착지 준비가 빨라진다.

  • 발을 빨리 들어올린다 → 지지 구간↓
  • 지지 구간이 짧다 → 탄성 에너지 손실↓
  • 발 회전 속도(케이던스)↑ → 달리기 속도↑

강한 햄스트링 = 빠른 지지점 전환 = 빠른 달리기

4. 스텀블 반사 — 몸이 알아서 한다

좋은 소식이 있다. 발을 들어올리는 동작의 일부는 반사 작용이다.

스텀블 반사(Stumble Reflex): 발이 지면을 이탈하면 무릎이 자동으로 빠르게 굴곡된다. 이 반사가 잘 작동할수록 스윙 속도가 높아지고, 보폭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Bosch & Klomp, 2025).

그러나 착지 패턴이 잘못되거나 지지 구간이 길면 이 반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발이 천천히 올라오면 케이던스가 낮아지고 달리기가 무거워진다.

5. 착지 위치가 핵심이다

발이 엉덩이(질량중심) 아래에 착지할 때 탄성 에너지 활용이 가장 효율적이다. 발이 앞으로 나가서 착지하면 제동력이 발생하고 에너지가 손실된다.

착지 위치결과
엉덩이 아래 (질량중심 아래)탄성 에너지 활용 최적, 추진력↑
몸 앞쪽 착지 (과도한 보폭)제동력 발생, 에너지 손실

착지 유형(힐스트라이크 vs 포어풋)보다 착지 위치가 더 중요하다.

6. 슬로우러닝에서의 적용

슬로우러닝에서는 속도가 낮기 때문에 탄성 에너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원칙은 같다.

① 발을 차지 말고, 들어올린다

발이 지면을 떠난 직후, 뒤꿈치가 엉덩이 쪽으로 올라오는 느낌에 집중한다. 이것이 햄스트링이 작동하는 신호다.

② 발이 엉덩이 아래에 떨어지도록 한다

보폭을 늘리려 하지 않는다. 정수리가 먼저 앞으로 기울고 발이 따라오게 한다. 발이 몸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한다.

핵심 요약

  • 달리기 추진력은 지면을 차는 것이 아니라 탄성 에너지 방출에서 나온다
  • 지지 구간 끝에서 주요 근육은 이미 비활성화 상태다
  • 햄스트링의 역할: 발을 빠르게 들어올려 지지 구간을 줄이는 것
  • 착지 유형보다 착지 위치(엉덩이 아래)가 더 중요하다
  • 슬로우러닝 큐: 차지 말고 들어올리고, 발이 몸 아래로 떨어지게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게 차지 않으면 힘이 부족하지 않나요?

A. 세게 차는 힘은 위쪽으로 향하는 에너지를 만들거나 지지 구간을 길게 만든다. 탄성 에너지를 잘 활용하면 더 적은 근육 힘으로 더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다.

Q. 햄스트링을 의식적으로 사용해야 하나요?

A. 처음에는 "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라는 큐를 사용한다. 반복되면 자동화된다. 의식적으로 강하게 당기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반사 작용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목표다.

Q. 종아리가 자주 피로한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요?

A. 발로 밀어내는 패턴이 강하면 종아리(비복근, 가자미근)에 과부하가 걸린다. 햄스트링으로 당기는 패턴으로 전환되면 종아리 부하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참고 문헌

보쉬, F., & 클롬프, R. (2025). 러닝: 생체역학과 운동생리학적 접근 (장은욱, 성종훈 역). 대성의학사.

로마노브, N., & 롭슨, J. (2004). 포즈 메소드 러닝 (오혜범 역). 대성의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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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베가베리 러닝팀 책임 매니저)

학력 스포츠과학 학사, 원광대학교 (2011.2)
교육학(체육교육) 석사, 인하대학교 (2026.8)
스포츠과학 박사 과정, 인하대학교 (2026.9~)
군복무 육군 예) 소령 | ROTC 49기 | 14년 복무
자격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 CES KOREA PTC 퍼스널트레이너

14년간 육군 장교로 복무하며 DMZ 수색대대에서 수색·매복 작전(250회+)을 수행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몸으로 정신력만 강조하면 결국 부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극한의 현장에서 배웠습니다.

현재는 슬로우러닝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달리기와 스트렝스 훈련의 과학적 근거를 스포츠과학 원서를 직접 읽으며 정리하고 있습니다.

코칭 이력
기업: 삼성스토어·LG디스플레이·더현대·AIA·삼성화재
군부대(사단): 수도기계화보병사단·9사단·21사단
군부대(여단): 1포병여단·701특공여단·화력여단
학교: 인하대·동국대·목원대 학군단·인천 연수고등학교

이 시리즈는 저도 공부하면서 쓰는 글입니다. 틀린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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