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가이드 — 슬로우러닝 입문 04
레이스 당일 전략 — 42.195km를 어떻게 뛰는가
준비한 체력을 레이스에서 온전히 꺼내는 법 | 장준영
레이스는 훈련의 결과를 꺼내는 날이다. 전략 없이 뛰면 준비한 체력의 절반도 못 쓰고 30km에서 주저앉는다. 페이싱, 에너지젤 타이밍, 기온 보정 — 이 세 가지가 완주와 기록을 결정한다.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처음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분
- 30km 이후 매번 무너지는 분
- 에너지젤을 언제 먹어야 할지 모르는 분
- 더운 날 페이스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
1. 레이스 전날 —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레이스 전날은 훈련하는 날이 아닙니다. 몸을 아끼는 날입니다.
전날 체크리스트
- 카보로딩: 탄수화물이 총 칼로리의 70~80%를 차지하는 식단 (쌀밥, 고구마, 파스타)
- 10시간 이상 수면 목표 — 대회 당일 긴장으로 잠이 덜 와도, 전날 수면이 쌓여있으면 괜찮습니다
- 짐 미리 준비 (레이스 복장, 에너지젤, 타이머, 핀번호)
- 새 신발 금지 — 대회 당일 처음 신는 신발은 부상의 원인
💡 글리코겐 저장과 체중
카보로딩 3일간 글리코겐 1g당 물 2.6g이 함께 저장됩니다. 체중이 1~2kg 늘고 다리가 약간 무거운 느낌이 나는데, 정상입니다. 레이스 중 탈수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출처: Pfitzinger & Douglas (2009). Advanced Marathoning. Human Kinetics. Ch. 2.
2. 레이스 당일 아침 — 연료 채우기
기상 후 2~3시간 전 식사
- 쌀밥 1공기 or 빵 + 바나나 1~2개
- 저지방, 저섬유질로 소화 부담 최소화
- 기름진 음식·고섬유 채소 금지 (소화 중 달리면 복통)
출발 30분 전
- 바나나 반 개 or 에너지 바 1개 (소화 빠른 탄수화물만)
- 수분: 300~500ml (과하게 마시면 복통)
처음 나가는 대회라면
레이스 당일 아침은 평소 훈련 때 먹던 것을 그대로 먹습니다. 새로운 식품 실험은 레이스 당일이 아니라 훈련 중 롱런 날에 합니다.
3. 페이싱 전략 — 이벤 페이스로 뛰어라
마라톤 페이싱 전략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전략 | 방식 | 결과 |
|---|---|---|
| 포지티브 스플릿 | 전반 빠르게 → 후반 느리게 | 30km에서 무너짐 |
| 이벤 페이스 |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 후반까지 여력 남음 |
| 네거티브 스플릿 | 전반 천천히 → 후반 빠르게 | 기록 단축에 유리 |
입문자 권장: 이벤 페이스 (또는 약한 네거티브)
출발 직후 흥분 상태에서 1~2분/km 빠르게 달리면 글리코겐이 조기 소진됩니다. 30km에서 무너지는 대부분의 원인이 여기 있습니다.
첫 5km 규칙
목표 페이스보다 조금 여유 있게 시작합니다. 흥분 상태에서 초반부터 빠르게 달리는 것이 30km 붕괴의 주원인입니다.
4. 에너지젤 타이밍 — 30km 벽을 막는 방법
왜 30km에서 무너지는가
달리기 중 몸은 두 가지 연료를 씁니다.
| 연료 | 저장량 | 특성 |
|---|---|---|
| 글리코겐 (탄수화물) | 약 2,000~2,500kcal | 빠르지만 한정적 |
| 체지방 | 약 29,000kcal 이상 | 느리지만 무제한 |
마라톤 완주에 필요한 에너지는 약 2,600~3,000kcal(체중 63kg 기준)입니다. 글리코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30km 전후에서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지방 연소로 전환되는데, 지방은 탄수화물보다 에너지 공급이 느립니다. 이것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글리코겐 고갈 → 지방 연소 비율 급증 → 에너지 공급 속도 하락 → 페이스 급감
에너지젤 타이밍
빠른 탄수화물은 섭취 후 약 30분이면 혈중 글루코스로 전환됩니다. 고갈되기 전에 미리 보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미 힘들어진 뒤에 먹으면 늦습니다.
| 시점 | 내용 |
|---|---|
| 출발 30분 전 | 에너지젤 or 바나나 (사전 충전) |
| 15~20km 지점 | 에너지젤 1개 (30g 탄수화물) |
| 25~30km 지점 | 에너지젤 1개 (가장 중요한 타이밍) |
| 35km 이후 | 여력이 있으면 추가 1개 |
- 물과 함께 섭취: 에너지젤은 반드시 물(150~200ml)과 함께 섭취합니다. 물 없이 먹으면 소화가 느리고 위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훈련 중 연습 필수: 사용할 에너지젤은 반드시 롱런 훈련 중에 먼저 써봐야 합니다. 대회 당일 처음 쓰는 제품은 위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출처: Pfitzinger & Douglas (2009). Advanced Marathoning. Human Kinetics. Ch. 2.
5. 수분 전략
탈수는 혈액량을 줄이고 심박수를 올립니다. 체중의 4% 이상 탈수 시 퍼포먼스가 8~12% 하락합니다.
| 날씨 | 권장 수분 섭취 |
|---|---|
| 선선한 날 (15°C 이하) | 매 급수대 150~200ml |
| 더운 날 (20°C 이상) | 매 급수대 전부 섭취, 이온 음료 교차 |
과잉 수분 주의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혈중 나트륨 희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갈증을 느낄 때 마시는 것이 원칙이며, 강제로 과음하지 않습니다.
출처: Pfitzinger & Douglas (2009). Advanced Marathoning. Human Kinetics. Ch. 2.
6. 기온·습도 페이스 보정
더운 날 평소 페이스로 달리면 심박수가 올라가고 체온이 과도하게 상승합니다. 아래 기준은 베가베리 러닝팀 훈련 기준이며, 레이스에도 동일하게 적용을 권장합니다.
| 체감온도 | 보정 기준 |
|---|---|
| 28°C 미만 | 보정 없음 — 정상 페이스 유지 |
| 28~32°C | 10초/km 페이스 하향, 수분 보충 15분 간격으로 단축 |
| 32~36°C | 20초/km 페이스 하향, 고강도 구간 볼륨 30% 감량 |
| 36°C 이상 | 고강도 전면 금지 — E런 페이스만, 완주 우선 |
습도가 높으면 땀이 증발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렵습니다. 고온다습 조건에서는 보정을 더 적극적으로 적용합니다.
7. 레이스 중 신호 — 언제 페이스를 줄여야 하는가
아래 신호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즉시 페이스를 줄입니다.
- 호흡이 거칠어지고 말하기 힘들어짐
- 심박수가 평소보다 현저히 높아짐
- 다리가 아니라 위장이 불편함
- 두통·현기증·메스꺼움
- 땀이 갑자기 줄어듦 (탈수 경고)
⚠️ 열사병 경고
땀이 갑자기 줄어드는 것은 열사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즉시 걷기로 전환하고 물을 섭취합니다.
핵심 요약
- 전날: 카보로딩 + 충분한 수면 + 짐 준비 완료
- 당일 아침: 2~3시간 전 식사, 새로운 음식 금지
- 페이싱: 처음 5km는 목표 페이스보다 여유 있게 — 초반 흥분 주의
- 에너지젤: 15~20km, 25~30km 지점 — 힘들기 전에 미리
- 수분: 갈증 기준, 매 급수대 150~200ml
- 체감온도 28°C 이상: 페이스 하향 — 32°C 이상이면 완주 우선
- 이상 신호(두통·현기증·땀 감소): 즉시 걷기 전환
참고 문헌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田中宏暁 (2012). 슬로 조깅 혁명 [スロージョギング革命]. 株式会社サンマーク出版.
베가베리 커리큘럼 하절기 페이스 보정 기준 (내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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