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1 — 생리학 기초 10
달리기와 연료 — 무엇을, 언제, 얼마나 먹어야 하는가
글리코겐 한계가 30km 벽을 만든다 | 장준영
핵심 명제
달리기는 연료 관리 스포츠다. 글리코겐은 한정되어 있고, 지방은 무제한이다. 두 연료를 언제, 어떻게 쓰는지 이해하면 30km 벽을 넘을 수 있다.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30km 이후 갑자기 힘이 빠지는 이유가 궁금한 분
- 달리기 전·중·후에 뭘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 분
- 공복 달리기가 좋은지 나쁜지 헷갈리는 분
- 달리고 나서 살이 오히려 찌는 것 같다는 분
1. 달리기의 두 가지 연료 — 탄수화물과 지방
달리기 중 몸은 두 가지 연료를 씁니다.
| 연료 | 저장량 | 특성 |
|---|---|---|
| 글리코겐 (탄수화물) | 약 2,000~2,500kcal | 빠르지만 한정적 |
| 체지방 | 약 29,000kcal 이상 | 느리지만 무제한 |
속도에 따라 두 연료의 사용 비율이 바뀝니다.
| 운동 강도 | 탄수화물 비율 | 지방 비율 |
|---|---|---|
| 걷기 | 50% 이하 | 50% 이상 |
| 리커버리 런 (슬로우러닝 수준) | 약 65% | 약 35% |
| 마라톤 레이스 | 75~90% | 10~25% |
슬로우러닝이 지방 연소에 유리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강도가 낮을수록 지방 비율이 올라갑니다.
출처: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Ch. 2.
2. 글리코겐 한계 — 왜 30km 벽이 생기는가
문제는 글리코겐 저장량입니다.
- 카보로딩을 완벽히 해도 최대 2,000~2,500kcal
- 마라톤 완주에 필요한 에너지: 약 2,600~3,000kcal (체중 63kg 기준)
글리코겐만으로는 마라톤을 완주할 수 없습니다. 30km 전후에서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몸은 지방 연소로 전환하려 합니다. 그런데 지방은 탄수화물보다 에너지를 더 느리게 공급합니다. 이것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이 벽을 넘는 두 가지 전략:
| ① | 슬로우러닝으로 지방 연소 효율을 높인다 (같은 속도에서 글리코겐을 덜 쓴다) |
| ② | 레이스 중 탄수화물을 보충한다 (글리코겐 고갈을 늦춘다) |
출처: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Ch. 2.
3. 달리기 전 — 연료 채우기
달리기 2시간 전:
- 밥 1공기 + 반찬 (저지방 위주)
- 바나나, 고구마, 빵 등 소화가 빠른 탄수화물
왜 2시간 전인가?
글리코겐은 음식 섭취 후 1.5~2시간에 걸쳐 근육에 저장됩니다. 너무 직전에 먹으면 소화 중인 상태에서 달리게 됩니다.
공복 달리기는 언제 하는가?
30~40분 이내의 슬로우러닝은 공복에 해도 됩니다. 이 경우 지방 연소 비율이 올라가지만, 고강도 훈련이나 1시간 이상 달리기는 반드시 연료를 채우고 시작합니다. 글리코겐 없이는 고강도 훈련의 질이 떨어집니다.
출처: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Ch. 2.
4. 달리기 중 — 연료 보충
1시간 이하: 추가 섭취 불필요
1시간 이상: 30~45분마다 탄수화물 보충
| 보충 방법 | 권장 식품 | 탄수화물량 |
|---|---|---|
| 30~45분마다 | 에너지 젤, 바나나, 대추야자 | 20~30g |
| 스포츠 드링크 | 4~8% 농도 탄수화물 음료 | 250ml마다 |
왜 30~45분 간격인가?
빠른 탄수화물은 섭취 후 약 30분이면 혈중 글루코스로 전환됩니다. 고갈되기 전에 미리 보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미 힘들어진 뒤에 먹으면 늦습니다.
수분 보충:
탈수는 혈액량을 줄이고, 심박수를 올리며, 페이스를 떨어뜨립니다. 체중 4% 이상 탈수 시 퍼포먼스가 8~12% 하락합니다.
- 더운 날: 15~20분마다 150~200ml
- 선선한 날: 30분마다 150~200ml
출처: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Ch. 2.
5. 달리기 후 — 연료 회복
운동 후 첫 1시간이 글리코겐 재합성 속도가 가장 빠른 시간입니다. 특히 운동 직후 15분 이내가 핵심입니다.
15분 이내 목표:
- 탄수화물: 체중 1kg당 1g
- 단백질: 20~25g
(이후 3시간 동안 시간당 1g/kg씩 추가 보충)
예시 (체중 70kg):
탄수화물 70g + 단백질 20g
→ 바나나 2개 + 닭가슴살 or 두부 or 달걀 2개
왜 15분 이내인가?
탄수화물은 글리코겐을 채우고, 단백질은 운동 중 손상된 근육을 수복합니다. 두 가지를 함께 먹으면 회복 속도가 빨라집니다.
마라토너의 단백질 기준:
일반인 체중 1kg당 0.8g → 마라토너 체중 1kg당 1.2~1.7g
| 체중 | 일일 단백질 목표 |
|---|---|
| 60kg | 72~102g |
| 70kg | 84~119g |
| 80kg | 96~136g |
출처: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Ch. 2.
6. 레이스 3일 전 — 카보로딩
마라톤 레이스를 앞두고는 글리코겐 저장을 최대화합니다.
현대적 카보로딩 방법:
- 레이스 4일 전까지는 평소 식단 유지
- 레이스 3일 전부터: 탄수화물이 총 칼로리의 70~80% 차지
- 훈련량은 평소의 50%로 줄임 (테이퍼링)
- 기름진 음식·고섬유 채소 줄이기 (소화 부담 감소)
카보로딩 시 주의:
글리코겐 1g당 물 2.6g이 함께 저장됩니다. 체중이 1~2kg 늘고 다리가 약간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정상입니다. 레이스 중 탈수 완화에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권장 식품: 쌀밥, 고구마, 파스타, 빵, 바나나, 감자, 오트밀
출처: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Ch. 2.
7. 결론
달리기 영양학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 연료 이해: 글리코겐(빠르고 한정) + 지방(느리고 무제한)
- 30km 벽 방지: 슬로우러닝으로 지방 효율 올리기 + 레이스 중 탄수화물 보충
- 전·중·후 타이밍: 2시간 전 채우기 → 30~45분마다 보충 → 15분 이내 회복
레이스 당일 새로운 음식을 먹지 마라.
훈련 중 먹던 것을, 먹던 방식으로만 먹어라.
핵심 요약
- 글리코겐 최대 저장량 ≈ 2,000~2,500kcal, 마라톤 필요량 ≈ 2,600~3,000kcal
- 30km 벽 = 글리코겐 고갈로 지방 전환 → 에너지 공급 속도 하락
- 슬로우러닝이 지방 연소 효율을 높여 글리코겐 절약
- 달리기 2시간 전: 소화 빠른 탄수화물
- 1시간 이상 달릴 때: 30~45분마다 탄수화물 20~30g
- 운동 직후 15분 이내: 탄수화물 1g/kg + 단백질 20~25g
- 레이스 3일 전: 탄수화물 70~80%로 카보로딩
자주 묻는 질문
Q. 공복 달리기가 다이어트에 더 좋은가요?
A. 지방 연소 비율은 올라가지만, 글리코겐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강도 훈련은 불가능합니다. 30~40분 이내 가벼운 슬로우러닝은 공복도 괜찮습니다. 그 이상은 가볍게 먹고 시작하는 것이 훈련 품질에 유리합니다.
Q. 에너지 젤 대신 일반 음식으로 대체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바나나 1개 = 약 25g 탄수화물, 대추야자 3~4개 = 약 20g. 위장 장애가 적은 편이라 장거리 훈련에서 먼저 시험해보고 레이스에 적용하세요.
Q. 단백질 보충제가 꼭 필요한가요?
A. 필수는 아닙니다. 달걀 2개(12g) + 닭가슴살 100g(23g)으로 충분합니다. 식사로 단백질 목표를 채우기 어려운 경우에만 보충제를 활용하세요.
Q. 레이스 전날 파스타를 꼭 먹어야 하나요?
A. 파스타가 특별한 게 아니라 탄수화물 비율이 중요합니다. 익숙한 음식으로 탄수화물 70~80%를 채우면 됩니다. 레이스 전날 낯선 음식은 피합니다.
참고 문헌
Pfitzinger, P., & Douglas, S. (2009). Advanced Marathoning (2nd ed.). Human Kinetics. Ch. 2.
다나카 히로아키 (2025). 슬로 조깅 혁명. 웅진지식하우스. Ch. 4.
다음: 달리기 부상 예방 — 무릎, 발목, 족저근막의 과학
'달리기 과학 > 생리학 기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라톤 훈련의 주기화 — 어떻게 쌓고, 어떻게 쉬는가 (0) | 2026.07.17 |
|---|---|
| 젖산 역치(LT) — 더 빠르게,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속도의 경계 (0) | 2026.07.15 |
| 달리기 경제성(RE) — 같은 속도, 더 적은 산소로 달리는 법 (1) | 2026.07.13 |
| 달리기 훈련의 구조 — Zone 1~5 (0) | 2026.07.10 |
| VO₂max — 내 달리기 한계는 어디서 결정되는가 (0) | 2026.07.08 |